올해 3월, 인공지능 알파고(AlphaGo)와 이세돌 9단의 바둑 대결에서 인간으로서 최고 실력을 갖춘 이세돌이 인공지능 로봇 알파고에서 패배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앞으로 미래 사회에서 인공지능이 인간을 대신하게 될 거라는 두려움과 충격을 안겨준 사건으로 4차 산업혁명이 눈 앞으로 다가왔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사건입니다. 다가올 4차 산업 혁명의 시작을 알리는 인공지능(AI: Artificial Intelligence), 사물인터넷(IoT: Internet of Things), 가상현실(VR: Virtual Reality), 증강현실(AR: Augmented Reality), 무인 자율 운항체(드론), 3D 프린팅, 바이오기술, 나노기술, RT(Robo-tizatin·로보사업), 생명과학 등은 이미 우리의 상상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이제 인간을 넘어선 기계는 거대한 인터넷망에 축적된 데이터을 바탕으로 스스로 알아서 판단하고 분석할 수 있게 되었고, 그 결과 생산, 경영, 사회 질서 및 생활 방식과 문화가 송두리째 뒤바뀔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합니다.
이와 같은 대 변혁의 시대에 가장 우려되는 점은 로봇, 인공지능의 발전으로 기계가 인간을 대체하게 될 것이라는 점입니다. 실제로 옥스퍼드가 2013년에 발표한 보고서 <고용의 미래: 우리의 직업은 컴퓨터화(化)에 얼마나 민감한가>에 따르면, 기술의 발전으로 20년 이내에 현재있는 직업의 47%가 사라질 것이라고 합니다. 특히, 텔레마케터, 화물·운송 중개인, 택시기사, 마트 계산원, 부동산 중개인, 시계 수선공 등은 사라질 위험이 높은 직업이라고 합니다. 반면, 내과, 외과 의사 혹은 레크리에이션 강사, 성직자, 큐레이터, 치료 전문가 등은 사라질 위험이 낮은 직업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과연 어떤 직업은 사라지고 어떤 직업은 살아남는 걸까요? 미래 사회의 주역이 될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서는 살아 남는 직업과 사라질 직업을 분별하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직업’이 아니라, ‘작업’ 즉 해당 직업이 실제로 어떤 일을 하는 지에 초점을 맞추어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세계적인 컨설팅 전문회사 맥킨지는 2016년 7월 발간한 ‘McKinsey Quarterly’ 에서 직업이 아닌 작업으로 분석 정리하여 미래에 대체될 가능성을 살펴보았습니다.
800개 이상의 직업에서 이루어지는 2,000가지 이상의 작업을 분석 정리하여, 직업이 아닌 작업을 7가지로 구분하였고 각 작업에 대해 자동화의 기술적 가능성(The technical potential for automation)을 분석 정리하였습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용접, 조립, 포장 등 예측 가능한 육체적 노동 작업은 자동화 가능성이 78%오 높은 반면에 건설, 임업, 야생동물 기르기 등과 같은 예측 불가능한 육체적 노동의 자동화 가능성은 25% 로 낮았습니다. 이 중에서도 특히 사람을 관리하고 사람과 관련된 작업은 자동화 가능성이 9%에 불과했습니다.
이와 같은 맥킨지의 보고서를 살펴보면, 자동화 가능성이 높은 작업이 많이 포함된 직업이 있는 반면 그렇지 않은 직업이 있지만, 어떤 직업이든지 그 중 일부분의 작업은 자동화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습니다. 자동화 가능성이 있는 작업을 포함하지 않은 직업은 하나도 없습니다. CEO, 의사, 판사 등의 전문직업일지라도 그 작업의 일부는 로봇으로 대체될 것입니다. 결국, 4차 혁명의 시대에 로봇이나 기계로 대체되지 않을 직업은 없다고 봐도 되겠습니다. 또한, 로봇이 완전히 대체할 수 있는 직업은 없다는 것도 사실입니다. 로봇은 거의 모든 직업의 일부분을 대신하게 되겠지만, 로봇이 대체하기 작업은 여전히 살아남을 수 있을 겁니다.
이러한 분석에서 우리는 어떤 직업이든지 4차 혁명의 도전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음을 알 수 있습니다. 물론, 맥킨지는 보고서와 같이 인간과 관련된 창의성과 감정을 감지하는 직업의 경우에는 극히 일부분만이 로봇으로 대체되며 대부분의 작업은 대체되기 어렵겠죠. ‘적어도 지금은(for now, at least)’말입니다. 언젠가는 이러한 영역의 작업도 자동화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매킨지는 가능성을 남겨놓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의 시대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어떤 직업이든지 작업을 쪼개어 분석해 보는 지혜가 필요함을 알 수 있습니다. 이제 모든 직업들은 로봇과 더불어 새롭게 정의되어야 할 것입니다. 예를 들면, 미래의 안과 의사는 정교한 수술 작업은 로봇에게 맡기고 더이상 수술을 하지 않게 될 수도 있습니다. 그 대신 미래의 안과 의사는 로봇들과 협업하여 수술 부위나 방식을 결정하고 보다 나은 수술 방식을 연구하는 일을 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현존하는 모든 직업에 포함된 작업 중 일부분은 로봇 등으로 대체될 수 있습니다. 그 대신 인간들은 보다 창의적인 활동에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쏟게 될 것입니다. 무조건 새로운 직업을 찾을 것이 아니라다가올 미래에 우리들의 직업은 어떤 모습일까 상상해 보고, 로봇에 의해 대체될 수 없는 나만의 새로운 작업(Activity)을 찾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이에, 이트리즈는 지난 8월 1일 제주과학고등학교 ‘행복발명교실’을 통해서 학생들과 함께 미래 직업의 모습을 상상하는 특별한 시간을 가져봤습니다.
학생들이 각자 희망하는 직업을 적은 뒤에 각 직업의 작업을 분석해보고 장점과 단점, 그리고 자동화 가능성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런 다음 미래에는 어떤 작업이 사라지고 생기게 될 것인가를 상상해 보았습니다. 본 활동에는 이트리즈에서 개발한 창의적 아이디어 발상을 돕는 ‘슬쩍카드’가 교구로 활용되었습니다. 각 팀별 토론과 발표를 통해서 우리 아이들이 완성한 미래 직업을 소개합니다. 한 학생은 미래의 신약 개발 연구원들은 동물 실험이나 세균 배양 실험 등 위험한 일들은 로봇에게 맡기게 될 것이라고 상상했습니다. 미리 연구원들이 실험 방법과 재료를 입력하면, 이에 따라서 로봇이 시뮬레이션을 하고 그 결과를 알려주면 연구원은 이를 해석하고 창의적인 응용분야에 대해 검토를 하게 된다 합니다. 대신 신약 개발 연구원들은 좀 더 창의적으로 새로운 성분을 추출하고 신약 개발에 매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상상했습니다.
또 다른 학생은 미래의 핵물리학자를 상상해 보았습니다. 핵 융합로 건설이나 유지 보수 등은 로봇에게 맡기고, 미래의 핵물리학자는 핵 물리학의 재활용이나 분해 소멸 등에대한 신기술 연구에 매진하게 될 것이라고 상상합니다.
다양한 직업들에 대해 작업을 분석하고 각 작업들이 어떻게 변할 지를 예측해 보는 뜻 깊은 시간을 가졌습니다. 현재 있는 직업 중에 어떤 것이 더 성공할 수 있고, 돈을 잘 벌 수 있는지 이런 직업을 갖기 위해서는 어떤 준비가 필요한지와 같은 갇힌 생각이 아닌 우리 아이들의 미래에 대한 무한 가능성을 살펴보는 열린 시간이었습니다. 이런 시간이야 말로 우리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시간이 아닐까요?
출처 : www.afr.com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의 교육은 창의적인 생각이나 상상, 꿈 보다는 획일적인 지식 습득에만 몰두하고 있는 현실입니다. 얼마 전 타계한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1928-2016)는 2007년 CLSA포럼 참석 차 홍콩을 방문하여 한 인터뷰에서 한국 교육의 슬픈 현실을 이렇게 지적했습니다.
” 한국에서 가장 이해하기 어려운 것은 교육이 정반대로 가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 학생들은 하루 10시간 이상을 학교와 학원에서 자신들이 살아갈 미래에 필요하지 않을 지식과 존재하지도 않을 직업을 위해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 더 나쁜 것은 국가발전의 가장 큰 장애 요인인 평등화·획일화 교육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차기 한국의 대통령은 경제나 국가안보 보다 오히려 교육개혁에 힘써야 할 것이다. 한국의 미래는 ‘교육’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4차 산업혁명, 그리고 5차 산업혁명의 시대에 변화하는 미래 노동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필요없는 지식을 쌓고 사라질 작업을 수행해서는 안 되겠습니다. 이제 창의성을 키워주는 교육, 창의적인 생각, 상상력을 존중하는 교육이 이뤄져야 합니다. 미래에 필요한 핵심 능력은 창의성 입니다.
하버드 대학 교수 하워드 가드너는 <미래 마인드 – 미래를 성공으로 이끌 다섯 가지 마음 능력 >에서 학습, 통합, 창조, 포용, 윤리의 다섯 가지 삶의 태도와 인식 능력을 강조한 바 있습니다. 다양한 자원을 연결하고 새로움을 창조하며, 서로 다른 것을 감싸는 능력들을 갖추어야만 미래의 인재가 될 수 있습니다. 창의적 발상법을 알려주는 <새롭게 보고 다르게 연결하는 슬쩍북>(와우팩토리 펴냄)이 여러분과 함께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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