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eative Letter No. 78, 비대칭 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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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로꾸거 로꾸거’편에서는 거울로 보아야만 제대로 보이는 시계를 소개하였다. 미용실을 찾은 고객이 거울을 통해 뒷쪽에 있는 시계를 편하게 볼 수 있는 배려가 담긴 발명품이었다. 이번 편지에서는 또 하나의 멋진 시계를 소개하고자 한다.

보통 벽시계는 보통 사람들의 시선보다 높은 곳에 걸려 있게 마련이다. 그래서 시계가 바라보는 방향과 아랫쪽에서 사람들이 바라보는 시선은 일치하지 않게 된다. 어떻게 하면 보다 편안하게 시간을 확인할 수 있을까? 이번 편지에서 소개하는 시계는 케이스의 윗면은 두껍고 아래로 갈수록 얇아지게 구성하였다. 그랬더니 자연스럽게 시계가 약간 아랫쪽을 바라보고 있는 배치가 되어 아래에서 보다 편리하게 쳐다볼 수 있는 각도를 제공하게 되었다. Wow!

기존의 익숙한 것에서 벗어난 작은 디자인의 변화가 우리가 놓치고 있던 편리함을 가져다준 것이다. 우리 주변을 둘러보자. 눈에 보이는 많은 것들이 대칭이다. 아마도 대칭이 아닌 것을 찾기가 그리 쉽지는 않을 것이다. 여러 가지 이유도 있을 수도 있지만 별 이유 없이 대칭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비대칭’의 지혜는 대칭을 인위적으로 깨뜨려 비대칭으로 만들어 보거나 그 정도를 심화시켜 보라고 한다.

굳이 기존 디자인으로도 시간을 확인하는 데 별 문제가 없기에 쓸모 없는 발명이라고 하는 이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세상은 그렇게 발전해 오지 않았다. 누군가가 느끼는 불편을 대수롭게 여기지 않고 개선하려는 작은 시도들이 지속적으로 있었기에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많은 편리함들이 있는 것이다. 이런 사례를 보고 그냥 지나쳐 버리면 절대로 내가 활용할 수 있는 지혜가 되지 않는다. 먼저 이 시계를 디자인한 사람의 고민이 무엇이었을 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그리고 그들이 케이스 두께의 대칭을 깨뜨린 것처럼 나는 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대칭을 깨뜨려볼까 생각해 보는 것이다. 그것이 나만의 멋진 아이디어를 얻기 위한 바로 창조적 모방의 첫 걸음이 될 것이다.

“여러분은 어떤 대칭을 깨뜨려 보겠습니까? “

 

발명원리  No.04
비대칭 / Asymmetry
•대칭형을 비대칭으로 대체한다.
•사물이 이미 비대칭이면 그 비대칭의 정도를 더 높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