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시간 동안 벼르던 책을 본격적으로 써보고자 작업을 시작하였다. 난 글쓰는 것을 그다지 좋아하진 않는다. 여러번 쓰고 고치기를 반복하면 남들을 설득할 만한 그럴 듯한 글이 나오는 것은 경험을 통해 알고 있다. 글쓰는 능력도 계속해서 연습하다 보면 나아지리라 믿는다.

2005년부터 트리즈라는 화두를 붙들고 회사에서 일을 해왔다.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지속적으로 활동할 수 있었던 것은 나에게 귀중한 일인 동시에 새로운 배움의 기회였다. 그동안 한 분야의 주제에 대해 많은 경험을 한 것 같다. 더욱 값진 것은 여러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고, 그들에게 내 생각을 전하는 방법, 그들의 생각을 이해하는 방법을 알게 된 것이다.

지금 쓰고자 하는 책은 나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 것인가에 대해서 먼저 꼭 생각해볼 필요가 있는 것 같다.

첫째, 나를 표현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 내 주위에는 나를 아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이 몇 명이나 될까? 아울러 내가 자랑하고 싶은 나의 능력을 인정하고 알아주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하고 생각해 보면 몇 되지 않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동안 이곳 저곳에 흩어져 있던 나의 흔적들을 한데 모을 수 있다면 나를 알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도 나를 표현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둘째, 새로운 시작이다.  입사 후 신입사원 교육에서 접한 터닝포인트 교육이 문득 문득 생각이 난다.  인생에는 여러 차례 터닝포인트가 있으니 이를 잘 활용해야한다는 내용이며 입사 자체가 커다란 터닝포인트임을 강조하였다.  이 교육의 백미는 마지막 숯불 위를 맨발로 걸어서 지나가는 것이었다.  너무 두려워서 우물쩡거리면 발을 데이고 만다. 하지만 용감하게 터벅터벅 걸어서 지나가면 아무 일 없이 통과하게 되며 큰 희열을 맛보게 된다.  언제나 새로운 시작은 두려운 것이다.  너무 두려워한 나머지 ‘앗 뜨거’를 연발할 지도 모른다.  그래도 어물쩡거리다 크게 데이기 보다는  어느 정도는 무대뽀 정신, 한번 부딪혀 보자 라는 생각으로 덤비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하고 위안을 삼곤 한다. 사실 모든 것을 완벽하게 준비해야만 뭔가 새로운 것을 할 수 있다면 새롭게 시작되는 일이 있을까 ?  이런 관점에서 나에게 책이란 새로운 터닝포인트로 이끌어주는 그 무엇이 되지 않을까 싶다.

세째, 내 일에 대한 사랑이다. 나는 내가 하는 일을 좋아한다. 단순히 내 일을 통해 새로운 나를 발견할 수 있었고 새로운 세상을 접할 수 있었다. 내가 오랜 시간 내 일에 더한 땀과 노력이 헛되지 않았다는 증거가 하나쯤은 필요하지 않을까?  이것이 내 일에 대한 사랑의 표현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내가 현재 쓰고자 하는 내 책은 나를 표현하는 길이자 새로운 시작을 위한 준비이고 내 일에 대한 사랑의 표현이다. 이런 소중한 것을 준비하면서 대충 할 수 있는가? 이런 소중한 것을 준비하면서 조금 하다가 말 수 있는가? 아니다. 열정을 다해서 멋진 작품을 만들어야 한다.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 줄 멋진 책의 탄생을 기대해 본다.

이만 총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