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편지에서는 ‘분할’의 지혜를 공유하였다. 이번 편지에서 공유하는 내용은 ‘추출’의 지혜이다. 우리는 보통 전체를 다 취하는 데에 익숙해져 있다. 그러나 과거의 천재들은 많은 모순을 해결함에 있어 필요한 것만 추출하거나 불필요한 것만 제거하는 시도를 많이 했다고 한다. 밤에 공사현장에서 필요한 것이 전구 자체가 아니라 전구가 만들어내는 빛이라는 것이다. 음식을 차갑게 하는 데에 필요한 것이 얼음 자체가 아니라 얼음이 만들어내는 차가운 기운이라는 것이다. 어떻게 하면 내가 필요한 빛만 혹은 차가운 기운만 추출할 수 있을까 고민하는 것이 ‘추출’의 지혜이다.

이 사진은 필자가 일본의 도큐핸즈 매장을 방문했을 때 발견한  ‘우선꽂이’이다. 좌측의 사진처럼 이 우산꽂이는 작은 상자안에 두 개의 블럭만이 덩그러니 있다. 이것이 어떻게 우산꽂이란 말인가? 우측의 사진을 보면 궁금증이 풀린다. 작은 그릇 형태의 블럭은 우산 아래쪽을 받칠 수 있게 아래에 붙이고, 중심부가 뚫려 있는 다른 한 블럭은 우산이 쓰러지지 않게 윗쪽에 붙여서 지지하는 구조이다. 이 제품은 어린이가 아이디어를 스케치한 것을 제품화한 것이라 한다. 우산을 꽂아두는 데에 꼭 필요한 부분만을 추출하여 구조를 단순화시켰기에 이런 제품이 탄생할 수 있었던 것이다. 대형마트 생선코너에서 얼음에 랩을 씌워서 냉기만 추출하여 생선을 쇼케이스 외부에 전시한다던 지, 불필요한 뼈는 발라내고 순살만 추출하여 편하게 먹을 수 있게 하는 것들도 ‘추출’의 지혜라 볼 수 있다.

전체를 다 취하려 하지 말라. 정말 내가 필요한 부분이 무엇인 지 생각해 보고 그것만 추출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 지 꼭 생각해 보자.

“여러분은 무엇을 추출해 보시겠습니까?”